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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선동 뒷고기집
 빈터  | 2017·11·12 15:22 | HIT : 769 |
익선동 뒷고기집
김정수



골목에도 부위가 있다
골목의 뼈대 감싼 허름한 소문 파헤치면
푸른 핏대 세운 목살 만날 수 있다
소리는 칼로 울고
칼은 갈매기 같은 창문 도려낸다
머리와 숨결 사이 가로지른 전선
골목의 앞다리가 웅성거린다
저녁이 있는 삶을 물수건으로 씻어낸다
골목의 부산물은 비둘기의
당연한 권리 눈은 스스로 정전되고
털을 깎다 말았는지
씀바귀며 애기똥풀 사이사이 돋아났다
뒷고기집, 일찍 퇴근한 불안 서넛이
삼겹살을 굽고 있다 골목 밖에서도
안에서도 씹는 맛은 최고다
한잔 후 씹히는 건 다 이유가 있다
귀가 간지러운 건 귀가 못 한 연기의 방심
그날의 맛난 부위는 따로 정해져 있다
단골이 아니면 다 운, 빨이다
몰리는 데만, 몰릴 때만 몰리고 더러는
몰고 간다 늘어선 줄이 차이를 만들어낸다
자정 가까워도 꺼질 줄 모르는 불빛
오늘의 뒷다리는 내일의 앞다리를
닮아 있다 익선동 골목 끝에
괄약근 같은 달 노상 떠 있다

-<시와사람> 2017 여름호
  
1291   동파 누설  정완희 18·07·19 2
1290   풍선 1  김길나 18·07·16 14
1289   환몽  빈터 17·11·12 836
  익선동 뒷고기집  빈터 17·11·12 769
1287   시선  김명철 16·12·02 2101
1286   경계를 지나다  김진돈 16·08·29 1943
1285   수석의 문장․ 5 1  김진돈 16·08·29 1787
1284   환상으로 달리다  김진돈 16·08·29 1887
1283   나무의 자세  김정수 16·08·22 1897
1282   감정의 모양  오영록 16·07·29 1854
1281   종이학  오영록 16·07·29 1806
1280   구인 유감  정완희 16·07·22 1803
1279   주객이 전도되어  이일림 16·07·08 1752
1278   잘 모르는 것에 대한 명상  이일림 16·07·08 1763
1277   미끄러지는 무늬  김효선 16·06·22 1685
1276   학습된 무기력  김효선 16·06·22 1792
1275   윤슬  김효선 16·06·22 1632
1274   당신이 나를 기억하는 방식  김효선 16·06·22 1648
1273   동백을 꺾다가  김효선 16·06·22 1601
1272   개 축  정완희 16·06·07 1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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