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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러지는 무늬
 김효선  | 2016·06·22 12:27 | HIT : 1,768 |
미끄러지는 무늬

김효선

  

  

무엇보다 민망한 순간은 몸을 놓쳐버렸을 때 욕실은 자주 민망한 순간으로 기록된다 깊은 눈빛을 가진 거울이 물끄러미 지켜본다 수없이 미끄러진 이력들이 물때처럼 끼어 있다 손금의 방향은 누가 정하는지 간신히 벼랑 앞이다 늪에서 평생 돌아오지 못한 한 사람이 거기 누워 있다

  

표범은 이제 자신의 무늬를 믿을 수 없다 점박이무늬를 사랑한 사람들로 종족은 사라졌다 자신의 어미와 근친상간의 교배를 해야 했던 참혹한 기억 네 무늬로 무얼 할 수 있겠니 나무들이 길을 떠났으니 너도 그만 내려와야지 미끄러진다는 건 너를 잘 알고 있다는 증거 내 무늬에 내가 죽어야 하는,

  

전생이 바람의 방향을 바꾼다 거울을 뒤집어 돌아온 길을 지운다 손금은 밤마다 비어 있는 쪽으로 은밀하게 미끄러진다


- <젊은 시인들 -6월 주목하는 시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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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0   풍선 2  김길나 18·07·16 94
1289   환몽  빈터 17·11·12 1009
1288   익선동 뒷고기집  빈터 17·11·12 877
1287   시선  김명철 16·12·02 2181
1286   경계를 지나다  김진돈 16·08·29 2052
1285   수석의 문장․ 5 1  김진돈 16·08·29 1832
1284   환상으로 달리다  김진돈 16·08·29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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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3   동백을 꺾다가  김효선 16·06·2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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