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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동로 5길 (2)
 유희주    | 2016·08·29 20:46 | HIT : 863 |
필동로 5길 (2)



빗물 마중 나간
성급한 산 지렁이들은
뜰 안팎에서 배짝 말라붙었다
몰려나온 개미떼들의 폭식이 진행 중이다
비가 쏟아지면
저들의 식사 시간도 휩쓸려 가겠다

관음사에서 키우는 개는
뜰에 들어와 세숫대야에 고인 물을 마시다가
제 꼬리를 잡아 보려고 뱅글뱅글 몇 번 돌다
아침 법문 속으로 들어갔다

비 오는 날에는
맞닿아 있는 지붕 아래 사람들 끼리
조금도 손해 보지 않으려는 싱싱한 투쟁이
빗소리에 맞춰 골목안을 울리기도 한다

노모는 꽃분홍으로 입술을 칠하신다
비 오면 악을 쓰고 한번 싸워 줘야 하는데
가뭄에 신난 매미 소리만 골목으로 쏟아져 나온다
거울 속으로 배추꽃 흰나비
사라진다




(시와 산문 가을호 ,2016)
  
1289   시선  김명철 16·12·02 857
  필동로 5길 (2)  유희주 16·08·29 863
1287   필동로 5길 (1)  유희주 16·08·29 850
1286   경계를 지나다  김진돈 16·08·29 858
1285   수석의 문장․ 5 1  김진돈 16·08·29 760
1284   환상으로 달리다  김진돈 16·08·29 796
1283   나무의 자세  김정수 16·08·22 783
1282   감정의 모양  오영록 16·07·29 791
1281   종이학  오영록 16·07·29 781
1280   구인 유감  정완희 16·07·22 783
1279   주객이 전도되어  이일림 16·07·08 744
1278   잘 모르는 것에 대한 명상  이일림 16·07·08 747
1277   미끄러지는 무늬  김효선 16·06·22 731
1276   학습된 무기력  김효선 16·06·22 767
1275   윤슬  김효선 16·06·22 681
1274   당신이 나를 기억하는 방식  김효선 16·06·22 676
1273   동백을 꺾다가  김효선 16·06·22 662
1272   개 축  정완희 16·06·07 733
1271   플루트아저씨와 하프아가씨와 쥐똥나무울타리  김명은 16·06·01 866
1270   사월의 기도  노혜경 16·06·01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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