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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야 딤코프스카 - 손톱깎이
 정한용    | 2009·02·20 08:43 | HIT : 2,574 |

실수로 우리 집 손톱깎이를 해외로 가져오자
가족들 손톱이 통제 불가능하게 울퉁불퉁 자라났다.
발가락 손가락이 무성하게 길어져
신발을 뚫고 나온다, 낯선 이와 악수라도 할 때면
공포에 질린 이웃들은 더 이상 엿들으려 하지 않았다.
내 멀리서 그들에게 소망하노니, 두 번의 외침 사이에서
최신 인기 가요를 불러주며,
우리 작은 나라에서 마음이라도 크게 써야하지 않겠느냐고
용서를 구하면서, 달래주고 싶다.
그래 긴 손톱이 어떻게 진실의 목마름과 비교되겠어,
넌 이미 불멸의 존재가 되고 있잖아?
하지만 넌 너무 힘들게 받아들이네.
테이블 옆 손톱깎이가 나를 멍청히 바라본다,
환경이 바뀐 게 마음이 언짢다는 듯.
이건 미친 짓이야, 난 소리 지른다, 우편으로 네게 보낼게,
그러자 그들이 여기저기서 소리를 지른다.
“안 돼, 세관에서 손톱깎이를 압수할 걸!”
국경을 넘을 때, 나는 오른쪽 신발에 그걸 감췄다.
우리 가족은 할 수 없이 부엌가위로 손톱을 깎았다.
아무려면, 그것들은 석고반죽만큼이나 내 양심을 무겁게 했는데
밤새도록 손가락에서 피가 흘러 기절해버리는 꿈을 꾼다
다음 아침 난 치질 때문에 잠에서 깨어
절망이 내 정신을 뽑아버린 듯,
신을 용서한 자들 사이에 있는 것보다
손톱깎이 칼날 사이에 끼는 게 더 강력한 밀실공포증이다.
손톱깎이 위의 그려진 무지개 색깔 공작이
사람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인생이란 손톱, 머리카락, 피부를 선택하는 거지만
매니큐어, 그건 신의 선택이지.
평생 당신은 손톱을 물어뜯어왔지만
여기 날 괴롭히려고 데려온 거지, 날 돌려보내줘.
신성을 잃어 손톱이 없는 당신, 인간처럼 손톱을 다듬으려
가족들을 여기로 데리고 와도 상관없어.“ 그리고 가족들이 정말 왔다.
나를 바라보지도 않고, 침대에 졸린 듯 앉아
손톱깎이로 손톱을 다듬고 매니큐어를 발랐다.
찌꺼기를 바닥에 날리며, 공작처럼 만족한 듯 미소를 지으며,
“조금만 있다, 우린 집에 갈게.”



이복현 참 '손톱깎이'를 주제로 이렇게 재밌고 명징한 시를 보여주는군요. 딤코프스카의 자유로운 시혼을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09·04·10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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