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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다발구역 - 김정수
 김정수  | 2014·07·10 14:18 | HIT : 1,837 |
[시를 읽는 아침(121)]사고다발구역 - 김정수
경상일보 2014.07.09



  도로를 건너지 못한 개 한 마리 상사화 그늘에 쪼그려 앉아 다 건너지 못한
비명을 보고 있다

  굽거나 휘지 않는 속도는 혀의 공포를 늘어뜨린다

  직선 도로에서 흘러간
  곡진한 생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터널에서
  어둠 한 입 베어 문 트럭이
  급브레이크를 밟는다

  혼자 서성거리던 몸이
  붉은 소리로
  휜다

---------------

국도변을 지나치다 본다. 고양이나 들짐승들이 바퀴에 으깨져 있거나, 아직 얼룩덜룩 핏자국을 두른 채 처참한 비명의 껍질처럼 눌러 붙어 있다. 마치 길이 기다란 혓바닥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작 두려운 것은 그 혓바닥이 아니라 욕망의 속도다. 화자의 말대로 ‘굽거나 휘지 않는 속도는 혀의 공포를 늘어뜨린다’ 이렇듯 속도가 착한 길을 한 마리의 육식 동물로 길들이고 있다. 차를 달리다 보면 어딘가 커다랗게 붙여놓은 경고간판이 보일 것이다. 주의! 육식동물 출몰 구역.
-권주열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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