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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신] 세 가지 구나(The Three Gunas) 이야기
 김윤선    | 2010·09·02 11:59 | HIT : 6,880 |
세 가지 구나(The Three Gunas) 이야기
                                         - 사트바의 정원
             -




    고층 아파트 베란다 유리창이 깨질 정도의 위력으로 태풍이 지나간 아침, 엔 리오 모리 꼬네 특유의 심금을 울리는 선율을 들으며 ‘세 가지 구나’(The Three Gunas)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단 시간에 인간의 마을을 휩쓸고  지나가는 태풍이라는 현상은 어둠의 정체성을 가진 타마스적 현상일까요. 흥분하는 운동성을 지닌 라자스적 현상일까요. 너무 익어 과즙이 흐르다 못해 과육의 색이 누렇게 변한 복숭아와 몰 약처럼 진한 커피 한 잔으로 대신한 내 아침식사는 어느 쪽에 가까운 걸까요?  
    요가철학에서 물질은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즉, 선한성질, 악한 성질, 그리고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성질. 이를 산스크리스트어로는 '구나(Guna)’라고 합니다. 이 세 가지는 서로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 '사트바(Sattva순수성)', '라자스,(Rajas,행동, 감정, 변화과정)' '타마스(Tamas,어둠, 정체성)'가 바로 그것입니다.
    일단 에너지가 형체를 갖게 되면 이 세 가지 특성 중 그 하나가 지배적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 과일이 알맞게 익으면 사트바 적이고, 익는 과정이면 라자스적이고, 너무 익어 오래되면 타마스적인 것이지요. 사과가 익기 시작하면 어떤 한 부분은 이미 썩기 시작하게 됩니다. 이것은 부분적으로 어느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변하는 과정이며 따라서 이 세상에 물질로 이루어진 모든 것은 세 가지 성질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예를 들자면 선한 인간, 악한 인간,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인간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더해 인간이 ‘요가’를 한다는 것은 몸과 마음의 꾸준한 수련, 즉 다스림을 통해 궁극에는 본디 존재하는 사트바적 자아를 찾게 된다는 이론이라 멋대로 해석해 봅니다.
    그러니 요가수행자라면 당연히 ‘사트바적’ 에너지의 음식을 섭취함이 마땅할 것입니다. 하지만 사트바적 음식만을 섭취한다고 사트바적 인간이 되는 걸까요. 필자는 꽤 오랫동안 채식위주의(Vegetarian) 식생활을 고수하다가 일체의 동물성 식품과 제품 사용을 하지 않는 (Vegan)식 생활방식을 택한 지 1년6개월을 넘기고 있습니다.
    시인으로 돌아와 노트북을 열고 쓰다 만 미완의 시에 매달려 있을 때 나를 품어주는 적막의 중심, 검은 밤의 얼굴은 타마스적입니다. 나는 그 타마스의 중심에서 라자스적으로 춤을 춥니다. 그 춤의 황홀경에서 채 빠져나오기도 전에 동이 터옵니다. 자정의 종이 치면 유리 구두 한 쪽을 흘리고 허둥지둥 사라져야 했던 그이처럼 라자스적 타마스적 기질 위로 동이 터옵니다.
    요가실 가득 ‘가야트리 만트라’로 채우고 태양신을 기다릴 때 비로소 사트바적 에너지가 들어차, 순수하고 평화로운 마음으로 수련생들을 맞이하게 됩니다. 내 속 세 가지의 다른 얼굴, 명백하게 공존하는 세 가지 구나(The Three Gunas)입니다.  
    그러니 ‘사트바적 음식만을 섭취한다고 사트바적 인간이 되는 걸까요?’의 물음의 답은 딱히 그렇지만은 않다는 얘기이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것은 비건 식을 하면 할수록 내면의 사트바적 에너지가 각성하는 느낌을 섬세하게 감지한다는 것입니다. 3년여의 한국에서의 요가지도자 생활은 여러 계층의 여러 사람들과의 만남의 기회를 갖게 해 주었습니다.
    그동안 참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 중에는 평생 함께 갈 소중한 친구도 있습니다.
내게서 위로와 평화를 얻고 행복한 에너지를 느낀다는 말을 들을 때면 내심 당혹스럽기까지 할 정도로 내 성정은 좋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소심하고 편협하고 집착이 강할 뿐 아니라, 불같은 화도 품고 있어 그런 평가를 들을 때면 스스로 가증스럽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과거와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거나 위축되지 않는 현재의 필자는 이제 어느 정도 사트바적 인간으로 진화해가고 있지 않나 자평 해봅니다. 말할 것도 없이 비건(Vegan)식과 요가수련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언젠가 누군가에게 상처 받았다고 생각했을 때 그 누군가에게 억울함과 함께 미움과 화가 동시에 일어났었습니다. 그 상처는 다름 아닌 나에게서 비롯된 것이건만 어리석게도 타인에게서 그 상처의 까닭을 찾으려 했습니다.
    비건 식과 요가수련으로 차오르는 명상의 힘은 날마다 자신을 점검하고 반성하게 해줍니다. 사트바적 순수함과 빛, 선한 에너지에 집중하게 됩니다. 라자스와 타마스의 검은 그늘 속에 머물다가도 금세 다시 사트바적 환한 그늘로 옮겨 앉습니다.
  어쩌면 시를 쓰지 않고 배길 수 없었던 내 시의 출발점은 사트바적 이라기보다는 라자스와 타마스에 가까운 어둡고 비판적이며 냉소적이기까지 한 기질에 기인했다 볼 수 있습니다. 가깝게 지내는 동료시인은 이런 사고의 전환이 시 쓰기와 멀어지게 만들지는 않을까 살며시 우려를 표한 적도 있습니다.
   당초 시인이었지만 해 바뀌고 변변한 시 한 편 발표하지 못한 지금은 요가지도자로서의 삶에 더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요가지도자이지만 이 땅에서 특별히 알고 지내는 요가지도자도 없으니 시인에 더 가깝기도 합니다. 애초부터 세 가지 구나의 충돌과 균형을 숙제로 안고 출발한 길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는 이런 지금이 좋습니다.
  어느 한 쪽에 함몰하지 않고 뭐가 되겠다는 걱정없이 쓸 수 있는 자유가  좋습니다.
  날마다 환해지는 내가 참 좋습니다.
  사트바적인 생활방식을 선택한 비건 시인, 요가지도자로서의 삶이 괜찮게 느껴집니다.
  지나치게 라자스적이고 타마스적인 생활방식 속에서 회의가 느껴져,
  혹 동참하고 싶은 의향이 있다면 조건 없이 도와드리는 걸로
  너무 늦은 편지에 대한 미안합을 대신할까 합니다.
  당신 안의 사트바적 에너지에 경배 드립니다.
  나마스떼  _()_
  
  

....................................................................................................................................................................................
<참고>
사트바적인 음식
요가 수행자들에게 가장 적합한 음식이다. 몸에 영양을 공급하고 평화로운 마음상태를 유지시킨다, 마음을 고요하게 하고 잠재력을 최대한 개발시켜 진정한 건강으로 이끌어준다. 건강한 몸과 마음의 평화가 조화되어 에너지로 가득차 있다. 사트바적인 음식은 곡물, 밀가루, 빵, 신선한 과일, 채소, 과일 쥬스, 우유, 버터, 치즈, 콩류, 씨앗, 꿀, 녹차 등이다.
 
라자스적인 음식
아주 뜨겁고 맵고, 쓰고, 시고, 건조하고 짠 것이 라자스적인 음식이다. 이것은 몸과 마음의 조화를 깨며 열정과 흥분을 일으키며 항상 안절부절하며 불안감을 느낀다. 라자스적인 음식은 뜨거운 속성과 강한 양념, 자극성이 강한 커피, 차, 생선, 계란, 소금과 초콜렛 등이며 음식을 빨리 먹는 식사 습관도 라자스적인 것이다.
 
타마스적인 음식
타마스적인 음식은 몸과 마음에 유해하다. 프라나가 빠져나가며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소멸시키며 성냄과 분노로 인한 어두운 감정에 가득차 있다. 타마스적인 음식은 고기나 알콜, 담배, 양파, 마늘, 고춧가루나 식초, 발효식품 등이다. 신선하지 않거나 너무 익은 과일 등이 타마스적인 음식이라 한다. 과식도 타마스적인 것에 해당한다.


한혜영 잘 읽었어요. 요가가 운동인 줄만 알고 있는 내게는 요가가 수련의 한 방식이며 하나의 종교와도 같다는 것을 알게 하네요. ^^ 사트바, 라자스, 타마스를 과일에 비유를 하니 훨씬 잘 이해가 되네요. 나는 이 가운데 어디인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존재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거 같네요. 뜨거우려면 뜨겁고 차려면 차라는 말도 성경 어디에 나오는데... 중간... 이게 참 애매모호, 우유부단하단 말이지요. ㅎㅎ 이래서 내 문학도 시에만 몰입하지 못하고 아동문학으로 어디로 이리저리 왔다리갔다리 하는 모양이겠죠.

10·09·02 23:35  

채재순 기다렸던 편지를 읽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이 편지를 거울삼아 제 모습을 들여다봅니다.

이번 여름에 정기검진을 받았는데
중증 환자에서는 벗어났지만
아직 신장 기능을 많이 끌어올려야 한다네요.
거의 채식을 위주로 먹고 있는데 악성빈혈이 오고...
고기를 먹자니 신장에 무리가 오고...

일단은 피곤하면 무조건 쉬려고 노력합니다.

요가로 얼굴이 맑아진 김윤선 샘이 부러워요.

10·09·03 10:28  

김윤선 한혜영 / 세 가지, 그 이상의 얼굴을 지닌 게 인간이니까요...선생님께선 사트바적 에너지 가운데 수평 이동하시는 중 아니실까 싶네요...한국은 태풍이 지나가 거리가 다 뒤집혔었어요..플로리다에선 자주 보시던 거겠지만요..요즘은 조용하시지요....플로리다 태풍께서....평화로운 주말 보내세요~~~ *^^*
채재순/ 채식 위주의 식단을 선택할 때 사람들이 갖기 쉬운 오해중의 하나가 단백질의 섭취를 어떻게 할까 인데... 질 나쁜 단백질의 과다 섭취 보단 콩 등 등의 신선한 재료에서 뽑은 양질의 단백질의 적절한 섭취가 사트바적일 것이에요..빈혈은 채식 하실 때 함께 섭취하면 좋은 영양제가 있어요..비건 종합영양제인데...제가 사이트를 찾아서 올리거나 문자로 알려드리도록 할게요...무엇보다 평화로운 마음으로 건강하시길 빌게요....샨티! ^^

10·09·04 12:58  

채재순 종합 영양제를 어떤 걸 먹어야 할까 고민 중에 있는데-
꼭 알려주세요. 속초에 국산콩으로 만들어 배달하는 곳이 있어
계속 먹고 있어요. 검은콩 가루도 집에서 만든 요거트에 넣어 먹구요.
아무튼 도움이 될만한 자료 아시면 자세히 알려주세용~

10·09·08 16:16  

김윤선 이따 밤에 문자로 알려드릴게요..저녁수련 앞두고 분당 가는 중이어욤~ :)

10·09·09 15:51  

채재순 채식 영양제를 구입해서 잘 먹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10·09·2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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