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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나 / 나를 울린 한 편의 시] 김정희---또 다른 바닥론
 김길나    | 2009·11·08 21:54 | HIT : 4,388 |
어느 시인은
바닥의 힘을 온몸으로 전수받기 위하여 매일 바닥에서 뒹군다*고 했다


나도 매일 바닥에서 뒹군다
그러나 바닥은 내게 무언가를 전수해 줄 대상이 아니다
거북이 등짝이며 혓바닥이며 생채기이며
날개이며
사랑이며 指紋이며……무슨 섭리
혹은 벗어버릴 수 없고 지울 수도 없는
무겁고 찐득찐득한 운명이다
하여 십여 년 전에도 오늘도 나는
한결같이 바닥 위의 바닥이다
그 바닥이 전화를 하고 정치면을 읽다 욕을 하고
冊을 읽고 알약을 세고
개 울음을 베고 시를 읽다가
천장의 거미가 움직여 간 거리를 잰다


바닥은
누워 있는 하늘
갖가지 구름들이 숭숭 피어나고
살아있는 神話가 들려오는 곳
모든 것의 시작과 끝이 이루어지는
숭배의 자리다
바닥은


*김나영 시인의 시「바닥론」에서 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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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시인이 바닥에 누워 있다.
  이 바닥은 가난과 고통의 밑자리이며 그 고통의 출처를 알지 못하고 그 고통을 치유 하는 데에 도무지 답이 없는 무서운 자리다.  시인은 밥을 먹지 않는다. 곡기를 끊은 지가 오래 되었다. 하루 세끼 끼니를 잊고 사는 것이다. 김정희 시인이 무슨 힘으로 연명해가는 지는 불가사의한 수수께끼다.  내가 처음 놀란 것은 밥을 먹지 않고도 살아 있다는 것, 살아서 시를 잘 쓰고 있다는 것이었다.


  불면의 밤을 지세는 시인은 견딜 수 없는 통증에 시달린다.
  어느 날, 인천 배다리의 <아벨>서점에서 시낭송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때 동행중인 김정희 시인이 갑자기  보도 위에 주저앉아 버렸다.  통증발작이 일어난 것이다. 격렬히 아파했다. 나는 속수무책으로 아파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되었는데,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의 바닥, 그 일부를  내게 들킨 셈이고 나는 그 바닥을 엿보며 한번 더 놀라게 되었다.
  그럼에도 그녀의 바닥은 바닥 아래 바닥이 아닌, ‘바닥 위의 바닥’ 이고 ‘날개’ 이며 ‘하늘’ 이며 ‘신화가 들려오는 곳’ 이고  '모든 것의 시작과 끝이 이루어지는 숭배’ 의 자리다. 그녀의 발효된 고통이 구속을 날개로 바꾸고 밑바닥을 하늘로까지 밀어올린 것이다.  그녀는 이제 밑바닥이 아닌 숭배의 자리에 누워 있다.  하여  바닥에서 피어올린  시가  바닥을 밟고 다니는 이들에게 말을 건다.  나는 이 말에 압도 되고 숙연해진다.


   컴퓨터 고장으로 시 원고를 다 날리고 나는 거지가 되었노라고 말했을 때, 그때 감이 잡히긴 했다. 김정희 시인에게 있어 시가 밥이고 시가 자산이라는 걸.
   시 원고를 다 소실하고도 꿋꿋이 재기해 2 년여만에 제2집 『벚꽃 핀 길을 너에게 주마』를 펴냈듯이 머지 않는 날 제3집이라는 기적이 또 한번 피어나기를 간원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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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통을 넘겨받은 줄 모르고 많이 지체되어서 여러 회원님께 죄송합니다.
김진갑 시인께 이 바통을 넘깁니다.




* 빈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1-11-30 08:48)
  
  [나석중 / 나를 울린 한 편의 시] 한하운-보리피리  나석중 09·10·16 5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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