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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수 / 나를 울린 한 편의 시] 한용운 - 알 수 없어요
 장인수    | 2009·10·15 19:35 | HIT : 6,816 |
       알 수 없어요
                                    한용운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垂直)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잎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塔)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뿌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구비구비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 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해를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詩)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시집[님의 침묵](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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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유명한 작품이어서.......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국어 선생님은 교과서에 시가 나오면 무조건 외우라고 하셨다.
달달 외우기 위해서는 밥 먹다가고, 똥 싸다가도,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 하면서도 혀에 가시가 돋도록 연습해야 한다.
한용운의 「알 수 없어요」라는 시를 암송하면서 ‘수직(垂直)의 파문(波紋)’,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라는 글귀가 서서히, 자꾸 미꾸라지처럼 꿈틀거렸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렇게 시는 내게 엄습했다.
처음 읽을 때에는 싱겁거나 무덤덤했던 글귀였는데 어느 날 하루 종일 입술에 붙어서 팔딱이더니 전압이 세지면서 번개가 치고 온몸의 혈류가 범람하는 전율을 받게 된 것이다.
미토콘드리아 수 천 만 개가 새우 떼처럼 튀었다.
자연의 신비로운 아름다움 뒤에는 어떤 놈이 숨어 있을까?
자연의 아름다움 뒤에는 도대체 어떤 시간이 흐르고 어떤 색깔이 움직이고 있는 것일까?
아직도 알 수 없다.

  
  [나석중 / 나를 울린 한 편의 시] 한하운-보리피리  나석중 09·10·16 5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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